AI가 바둑과 체스에서 인간을 이긴 시대.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모든 영역을 대체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또렷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디베이트', 즉 토론이다. 체스나 바둑처럼 규칙이 명확한 게임은 AI가 인간을 이길 수 있지만, 토론은 다르다. 누가 이겼는지의 판단을 사람이 내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은 논리적으로 가장 완벽한 사람보다는, 끌리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말은 잘하는데 왠지 재수 없다"라는 인상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실제로 체스에서는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가 세계 체스 챔피언이었던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다. 바둑은 더 복잡한 게임으로 오랫동안 AI가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승 1패로 승리하며 바둑에서도 인간을 넘어섰다. 이는 정해진 규칙 내에서 계산 가능한 영역에서는 AI가 이미 인간을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토론, 상담, 협상처럼 정답이 명확하지 않고 청중이나 상대방의 감정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사람들은 단순히 논리적으로 더 우수한 주장을 펼친 사람보다, 공감되고 매력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높은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보였고, 이들이 더 나은 리더십과 협업 성과를 발휘했다고 한다. 감성 지능은 AI가 여전히 모방하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예를 들어, 상담사, 코치, 심리치료사, 브랜드 마케터, 작가, 강연자, 협상 전문가, 고객 응대 전문가, 리더십 코치 등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며 신뢰를 형성해야 하는 직업이다. AI는 이들의 업무를 돕는 도구가 될 수는 있어도, 대체하기는 어렵다.
AI가 잘하는 일은 명확하다. 빠른 계산, 방대한 정보 정리, 반복 작업. 반면 AI가 못하는 일도 분명하다.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즉 설득, 감동, 유머, 위로 같은 정서적 기술이다. 그래서 AI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논리'와 '감성'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사람, 사람 사이의 의미와 감정을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다.
🔍 결론: AI 시대에 진짜 살아남는 사람은?
AI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단순히 기술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다. 기술을 넘어서 사람의 마음과 맥락을 읽고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이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인간다움'이다. 우리가 인간만의 언어와 감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기를 때, AI는 위협이 아니라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