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미국 원주민의 옥수수밭 이야기이다.
한 미국 원주민 부족에게는 특별한 관습이 있다. 결혼 적령기의 여성에게 옥수수 밭에서 가장 크고 탐스러운 옥수수 하나를 따오게 하는 것이다. 단 몇 가지 규칙이 있다.
1. 지나온 길은 다시 돌아갈 수 없다.
2. 단 한 개의 옥수수만 딸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옥수수밭을 걸으며 "조금 더 나은 옥수수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마음에 드는 옥수수를 발견해도 그냥 지나쳐버리다가 옥수수밭의 끝에 다다라서야 뒤늦게 부랴부랴 눈에 띄는 그나마 괜찮은 옥수수를 따서 나오곤 한다.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공감한다. 언젠가부터 "나랑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관계의 시작을 주저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마치 옥수수밭의 여성처럼.
마냥 주저하고 기다린다면 어느샌가 시간이라는 밭의 끝 지점에 도달해버릴 것만 같아 불연듯 불안해졌다. 현명한 여성들에게 "어떤 여성과 결혼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물어보게 되었다. (남성이 남성을 잘 알듯이 여성이 여성을 더 잘 알 거라는 믿음 하에)
세상 사람이 다 그 사람 같다고 생각했을 때 괜찮은 세상이 될 것 같으면 결혼할만한 사람 아닐까요?
<비행독서>(소피스트, 2022)를 함께 쓴 노사장은 간단명료하지만 신박한 대답을 해주었다. 나와 MBTI가 정반대인 그녀(ISFP)의 생각은 늘 신선한 자극을 주곤 하는데 특히나 이 대답은 나에게 앞으로 하나의 북극성으로 작용할 것 같았다.
동일한 질문에 이미 결혼을 해서 화목한 가정을 꾸린 대학 동기는 아래처럼 답을 해주었다.
유머가 통해야 돼. 유머가 통한다는 것은 인생의 많은 가치가 통한다는 이야기거든.
그녀의 말처럼 잘 맞는지는 대화가 통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고, 대화가 잘 통하는지는 유머가 잘 통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 같다. 개그맨 부부들 중에 이혼한 사람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이처럼 현명한 여성들의 답을 듣다 보니 결혼하기에 좋은 사람은 어찌 보면 그 사람이 동성이라도(이성애자 기준에서)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았다.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넘어 사람으로서 매력적인 사람이 결혼하기에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이 깨달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좋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일 것이다. 결혼은 선택권이 없는 옥수수를 따는 것과 다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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